2월 23일 정보통신부가 보도자료 하나를 내놨다. 1월 26일 공포한 새 정보통신법에 따른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에 대한 공청회를 연다는 내용이었다.
이 자료에서 정통부는 “이용자 권익보호 및 정보보호를 강화한 개정 법률의 취지에 따라 제한적 본인확인제의 실시방법, 명예훼손 등 권리를 침해당한 자의 정보제공 청구절차, 개인정보 취급 및 이전 시 해당정보 주체에 대한 통지방법, 개인정보취급방침의 공개 및 변경 공지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통부는 개정법률에서 정보통신망상에서 이용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한 제한적 본인확인조치를 일일 평균 이용자 수 30만 명 이상의 포털 서비스와 일일 평균 이용자 수 20만 명 이상의 인터넷언론서비스 제공자를 대상으로 하는 방안을 발표 할 것이라고 했다.
정통부가 마련한 시행령대로 개정이 되면 인터넷에서 사생활 침해, 명예훼손 등 권리의 침해를 받은 사람은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명예훼손분쟁조정부의 결정을 받아 권리침해자의 성명, 주소, 연락처 등을 사업자에 요청할 수 있게 된다.
정통부가 내놓은 보도자료를 보면서 처음 든 생각은 ‘이러면 현피 사건이 늘겠네’라는 것이었다.
‘현피’란 웹상에서 벌어지는 일이 실제로 살인, 싸움으로 이어지는 것을 나타내는 인터넷 은어다. ‘현실’의 앞 글자와 온라인 게임에서 캐릭터를 죽이는 것을 뜻하는 PK(player kill)의 앞글자인 P를 합쳐 만든 말이다.
인터넷 언론사에서 일할 때 하루에도 몇 번 씩 댓글로 자신에게 욕을 하거나 명예를 훼손한 사람의 연락처나 신상을 알려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물론 회원들의 신상에 관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줄 수 없었기 때문에 거절했다.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로 그 사람을 신고하고, 경찰이 법원의 영장을 받아서 신상 정보를 요청할 때는 알려 줄 수 있다고 얘기 했다.
“무슨 그런 법이 있냐”고 따지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수긍하고 다시는 같은 요구를 하지 않았다.
정통부가 예고한 시행령대로라면 인터넷에서 자기의 명예를 훼손한 상대의 신상 정보를 지금보다 쉽게 알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소송을 걸고 영장을 받는 절차 없이 소송을 하기 전에도 상대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알 수 있다.
명예훼손조정부의 결정을 받아야 한다는 단서가 따르지만 명예훼손조정부가 신상정보를 알고 싶어하는 사람의 진짜 목적이 소송인지 아니면 현피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소송을 걸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상대의 주소를 알아낸 뒤 직접 찾아가 폭력을 휘두르는 일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심각하게 명예 훼손을 당해서 상대방에게 폭력을 휘두를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뒷일을 생각할 리 없다.
지금도 뉴스를 보면 ‘현피’ 사건이 자주 일어난다. 주로 온라인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데 그 이유가 게임이용자의 나이가 적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커뮤니티가 발달한 게임의 특성상 여기 저기 수소문 하면 상대의 신상 정보를 알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인터넷에서 명예훼손이나 사생활 침해 등이 자주 일어나고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 정통부가 발표한 것에서 그 해결책을 찾는다면 현피 사건 증가 같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시행령 개정이 마무리 된 것이 아닌 만큼, 정통부가 좀더 심사숙고하길 바란다. 걱정이 기우로 끝났으면 한다.
자신이 쓰고 있는 초고속 인터넷이 약정기간이 지났다면 이를 해지하고 다른 인터넷 회사 것으로 갈아타라. 앞에 언급한 것들을 사은품으로 받을 수 있다. 사은품이 싫다면 현금으로 받아도 된다. 15-20만원은 기본이다.

쓰고 있던 하나로 통신이 1년 약정기간이 지나서 한번 바꿔볼까 하는 생각으로 '초고속 인터넷 가입'으로 인터넷 검색을 했다. 신규 가입 사은품이 장난 아니다. 사은품은 it 제품들이 많은데 가격대를 보니 소비자 가격이 15-20만원에 이르는 것들이다.

약정기간이 지난 인터넷을 계속 쓰는 것은 참 바보같은 일로 느껴진다. 심지어는 1-3년 약정기간이 끝나면 약정 할인 혜택이 사라져 오히려 더 비싼 값을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약정이 지났다면 주저없이 갈아타자. 인터넷을 바꾸는 것이 귀찮다면 최소한 쓰고 있는 회사에 전화해서 해지하겠다는 말이라도 하자.
'해지'라는 말만 살짝 꺼내도 최소한 1년에 10만원은 벌 수 있다. 나 같은 경우 약정 기간이 끝나자 바로 하나로 고객센터에서 재약정 하라고 전화가 왔다. 약정 연장 생각이 없고, 곧 인터넷을 해지하고 다른 걸로 바꿀거라고 말했다. '알겠습니다'하고 전화를 끊더니 바로 다시 전화가 왔다. 라이트를 쓰고 있는데 같은 요금으로 프리미엄 속도를 제공하겠단다. '해지'라는 말만 꺼낸 것으로 1년에 12만원 정도를 번 셈이다.
의리 있고 진득한 사람은 항상 손해보고, 변덕이 심한 사람이 혜택을 많이 보는 세상이다. 초고속 업체들간의 과당 경쟁에 의한 것이지만 결국은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사은품 대신 기본료를 낮추고, 사용기간이 길어지면 할인혜택이 커진다면 서로 피곤할 일 없을텐데...
‘아니, 기자가 무슨 취재를 하는데 허리를 다치나’라는 생각하시는 분은 몇 페이지 밑에 있는 ‘IT 현장 헤집기’를 보시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크게 무리한 것도 없는데 허리를 삐끗했다. 운동부족 탓이다. PC사랑에 들어오기 전엔 그래도 매일 팔굽혀 펴기와 윗몸 일으키기, 팔벌려 뛰기를 했는데 출퇴근 시간이 들쑥날쑥하다보니 한두 번씩 빼먹게 됐고, 이젠 아예 안하게 됐다.
그런 상태에서 취재를 갔다가 그렇게 된 것이다. 중학교 때 한번 허리를 심하게 다친 후 ‘허리 아픈 거야 자주 있는 일이니 며칠 지내면 낫겠지’라고 생각했다. 며칠이 지나도 그대로였다. 그러는 동안 마감은 가까워 오고, 병원에 갈 시간 내기도 점점 어려워졌다.
‘파스로 때워야지’라는 생각으로 약국에 갔다.
“파스 하나 주세요. 냄새 많이 안 나는 걸로요”
나는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 그런데 이 약사가 냄새 많이 나는 걸로 달라고 들은 건지 파스 냄새가 너무 진했다. 옆에 있는 선배 기자들이 못 느낄 리 없다. 밥 먹으러 갈 때도 일부러 떨어져서 앉고, 이야기 할 때도 거리를 두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 선배가 어깨가 아프다고 혹시 파스 없냐고 묻는다. 남아 있던 걸 줬더니 “냄새가 왜 이렇게 심해”라고 말하면서도 붙인다.
마감일이 다가오면서 정신없는 PC사랑 사무실에 파스 냄새가 진동을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가장 가까이 앉아 있는 선배들이 감기 기운이 있어 냄새를 잘 못 맡는다는 것이다. 파스를 붙이고 있는 동안만큼은 그래도 아픈 게 덜했는데 마감 며칠 전 부터는 그것도 안 붙였다. 옆에 폐 끼치느니 차라리 조금 아픈 게 낫다는 생각에서다.
파스 가지고 될 일이 아닌 것을 알고 있지만 병원에 가 볼 생각은 못했다. 시간 여유가 없는게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이다. 마감 스트레스를 늘 안고 사는 월간지 기자들의 비애다. 마감이 끝나면 모든 일 제쳐놓고 병원부터 가서 물리치료라도 받아야겠다.
취재하다 다친 것이니 산업재해는 분명한데, 치료비가 많이 나오면 어느 쪽에서 치료비를 받아야 하나. PC사랑 기자로 취재를 하다 다쳤으니 회사에 치료비를 달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그날 일했던 용산 매장 사장님한테 달라고 해야 하나?
오랜만에 노동법이라도 찾아볼까.
마감이 끝나면 허리 통증은 씻은 듯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죽지 않을 정도만 아프다가도 마감만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해지는 일이 몇 번 있었다. 이것 역시 마감에 치여 사는 기자들의 간사함이다.
기사를 쓰기 위해 여기저기 뒤적거리다 사무실에서 오래 된 책 하나를 발견했다. ‘하드웨어 팔만대장경’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2001년에 나온 책이다. 여러 가지 컴퓨터와 관련 된 내용들이 잘 정리돼 있어서 기사를 쓰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나온 지 꽤 된 책이다 보니 시대에 뒤떨어진 내용도 많았다. 컴퓨터 부품별로 개념이라든가 원리를 설명하면서 대표적인 회사 제품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잘 알려진 제품들이라고 소개한 것 중에는 이미 사라진 것들도 많았다. 컴퓨터 역사 속에서 한 시대를 주름잡다 사라진 회사와 제품들이 꽤 많다. 수도 없이 많겠지만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들을 적어 봤다.
사이릭스(Cyrix) CPU

사이릭스는 한때 인텔과 AMD와 어깨를 견주었던 CPU 제조사다. 지금도 이 CPU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사이릭스는 1988년 회사가 생긴 후 저가형 컴퓨터를 겨냥해 인텔 호환 CPU를 만들었다. 1997년엔 그래픽, 오디오, 메모리 컨트롤러, PCI 인터페이스를 CPU 안에 넣은 미디어 GX를 발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01년 비아가 사이릭스를 통합했다. 비아가 Cyrix III CPU를 C3로 바꾸면서 사이릭스라는 이름은 완전히 사라졌다.
퀀텀 하드
98년 처음 컴퓨터를 조립할 때 하드디스크가 퀀텀 ‘파이어볼’이었다. 용량이 8GB 정도였던걸로 기억한다. 그때만 해도 퀀텀은 가장 인기 있는 하드디스크였고, 조립을 도와줬던 친구는 당연한 듯이 퀀텀 하드를 골랐다. 하지만 퀀텀은 2001년 맥스터에 합병됐다. 퀀텀을 합병한 맥스터는 가장 큰 하드디스크 회사가 됐지만 점차 시장에서 밀리다 2005년 말에 씨게이트에 합병됐다. 히타치가 합병한 IBM 하드디스크 등 몇 안되는 하드디스크 회사가 물고 물린 사연이 문득 궁금해진다..
자네트 모뎀
자네트 모뎀을 아는가? 56K 모뎀을 쓴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이름을 기억할 것이다. 3Com에 맞서 국산 모뎀의 자존심을 지켰던 자네트는 이후 그래픽카드 등을 만들어 꽤 인기를 끌었다. 지금은 사라진 회사다.
옥소리 사운드카드

1989년에 처음 나온 옥소리 사운드 카드는 노래방 붐을 타고 90년대 초까지 우리나라 사운드카드 시장을 휩쓸었다. 90년대 말에 PC를 처음 갖게 된 나도 직접 써보지는 못했지만 옥소리란 이름만큼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많이 들었다.
아이오메가 ZIP 드라이브
FDD를 대체할 저장매체로 늘 이야기 하던 것이 바로 아이오메가 ZIP 드라이브였다. 하지만 FDD는 여전히 컴퓨터 부품 목록에 이름이 올라가지만 ZIP 드라이브는 어느샌가 사라졌다. 부모보다 자식이 먼저 죽어버린 경우랄까. 컴퓨터 역사에서 가장 불운한 녀석 중 하나일 것이다.
S3의 그래픽 카드

지금까지 썼던 컴퓨터 부품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들었던 녀석을 고르라면 나는 주저 없이 S3의 ‘바이퍼 2 Z200'을 꼽겠다. 동영상에 강했던 그래픽카드였다. 그때 'ATi 퓨리 프로'라는 마찬가지로 뛰어난 화질의 동영상을 보여주던 그래픽카드도 가지고 있었는데 바이퍼 2가 더 맘에 들었다. 바이퍼 2는 중저가형 그래픽 칩셋을 만들어 팔던 S3가 다이아몬드 멀티미디어사를 합병해서 직접 만든 그래픽카드였지만 실패하고, 이것을 마지막으로 그래픽카드 사업을 접고 다시 칩셋 제조사로 돌아갔다.
몇 년 후 같은 내용의 글을 블로그에 쓴다면 이름을 올릴 곳이 몇 개 있다. 맥스터가 그렇고, ATi도 마찬가지다. 또 모르지. 인텔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름이 오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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